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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[건강] 나의 오진/ 폐암3기말 수술해보니 암세포
  • 강남연세흉부외과   |   4,755   |   2003.03.06 11:1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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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건강] 나의 오진/ 폐암3기말 수술해보니 암세포 없어


6년 전의 일이다.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, 대학병원 흉부외과에서 바쁜 생활을 시작했을 때였다. 45세 남성이 심한 기침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았다. 가래도 있고 숨 쉬기가 곤란한 것이 아무래도 폐암이 의심된다는 것. 진단도 하기 전에 환자가 먼저 담배를 20년간이나 피웠기 때문에 암에 걸린 것 같다고 호소했다. 그러나 체중변화나 가슴의 통증 등 일반적인 폐암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.

암검사를 해달라고 떼쓰는 환자의 극성을 보면서, 폐암보다는 지나치게 건강에 대한 걱정을 거듭하는 ‘건강염려증’ 환자로 보였다. 한데 흉부 촬영을 해보니 실제로 폐에서 직경 5㎝ 정도의 덩어리가 보였다. 좀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했다. 기관지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니 왼쪽 폐 위쪽 가지에 이물질처럼 보이는 아주 작은 조직이 있었다. 조직검사 결과 상피세포암으로 밝혀졌다. 자신의 생각이 맞아떨어진 것에 만족해서인지 환자는 암선고에 대해 절망하기보다는 이번에는 ‘어서 수술해 달라’고 재촉했다.

그러나 치료방침을 세우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검사가 더 필요했다. CT 촬영과 림프절 조직검사가 이어졌다.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했다. 수술이 불가능한 폐암 3기 말로 판명된 것. 반면 환자의 건강상태가 너무 좋아서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. 항암치료로 암 덩어리를 작게 한 뒤 수술하는 방법이다.

다행히 환자가 더 적극적으로 치료에 동참한 덕일까. 세 차례의 고단위 항암치료 후 검사를 해보니 부어 있던 림프절도 작아져 있었다. 그래서 수술하기로 했다. 수술 중 시행한 림프절 조직검사에도 예상대로 암세포는 발견되지 않았다. 계획대로 암이 있던 폐엽을 절제하고, 보호자에게도 그나마 수술이 가능해 다행이라고 설명했다.

이어 잘라낸 폐에 세포검사를 시행했다.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. 도통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. 눈 앞이 아찔했다. 암세포는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? 불필요한 수술을 한 것일까? 수술을 진행한 전 스태프가 모여 장시간 회의에 들어갔다.

알고 보니 폐에 원래 암이 있던 부위가 괴사돼 있었다.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암세포가 모두 죽은 것. 그 당시에는 항암치료를 먼저 한 후 수술을 해 본 경험이 없어 항암치료 도중 암세포가 모두 사라졌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. 추가로 방사선 치료가 필요한지 논의가 있었으나 환자의 몸에 더 이상 암세포가 남아있지 않아 치료를 끝내기로 했다. 수술로 폐와 림프절을 제거한 덕분에 환자는 재발 가능성을 훨씬 낮출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경험이었다.

(김해균·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·전 연세대의대 교수)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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